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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4 신종플루 그리고 항균 마케팅, 변화에 넛지를 걸어라 (5)
 본 포스팅은 제가 항상 많이 배우고 있는 선배 마케터 '늘머씨'기고해주신 글입니다. 
 계속 좋은 글들 뜯어낼 수 있도록
 많은 의견과 반응 부탁드립니다. ㅋ


  "미국사람이 강의하는 영어학원에 다녔을 때야.
  하루는 감기가 걸려서 코를 훌쩍거리며 강의실 앞에 앉아있는데,

  미국 선생님이 아프면 뒤쪽에 앉아서 편하게 있으라고 배려해주는 거였어.

  나는 생긋생긋 웃으면서 이까짓 감기 아무것도 아니라고, 신경 써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그대로 앉아 수업을
  들었는데나중에서야 미국 사람은 감기 걸린 사람이 근처에 오는 걸 싫어해서 그런 거라는 걸 알게 됐지.
 
..미국 사람 정 없다.”


한국사람과 미국사람의 차이점을 이야기 할 때 자주 인용되곤 했던 이야기이다. 그런데 2009년 겨울, 대부분의 한국 사람이 위에 등장한 미국 사람처럼 기침을 콜록콜록하는 타인이 근처로 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이상 가까이 오지맛!!


어느새 변화가 찾아왔다. 아주 큰 변화다.

한여름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남의 시선을 받지 않게 되었고

백화점 문을 열 때 팔꿈치를 사용하는 습관이 생겼다.

손을 씻는 횟수가 배로 늘었고, 얼굴이 가려우면 손가락이 아닌 손목을 사용한다.

 

그 변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집단 인식은 아마도 이것일 것이다.

세상은 균 투성이다!”

 

20년 사이에 만들어진 새로운 집단 인식 중 이 정도의 파괴력을 가졌던 것은 아마도

수돗물은 그냥 마실 수 없다!” 일 정도다.

 

새로운 집단 인식의 탄생은 작은 자극으로도 큰 움직임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수돗물은 마실 수 없다는 인식이 만들어낸 9,100억짜리 움직임(생수시장 5,300 / 정수기 시장 3,800)이 그 예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대다수의 마케터들에게 큰 의미를 주지 않으리라. 초등학생이라도 이런 종류의 당... 시장변화는 예측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래 기사를 보자

 “뒤적여야 하는 큰 가방은 싫다” 「전용가방」 인기

  [한국일보] 1995-05-29 19 

 

  쁘렝땅에서는 지난주 처음 판매를 시작한 먹는샘물병 전용가방이 2일만에 바닥이 났다. 
  패션전문백화점에서 전용가방이 큰 인기를 누리자 발빠르게 모조제품이 만들어져 종로나
  신촌의 노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생수/“물이 최고음료” 샘솟는 인기

  [경향신문] 1996-05-31

  청량음료 대신 생수가 환영 받고 있다. 올 여름에도 지난해 여름과 마찬가지로 생수병을 한손에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청소년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승헌이 등장했던 1996년의 의류광고


코카콜라 혹은 포카리스웨트 캔을 들이키던 몇몇 젊은이들이 투명색 생수병을 들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백팩을 매고 생수병을 들고다니는 행위가 엄청난 유행처럼 번지게 되었다. 이에 쌈지 등 당시의 유명 디자인 브랜드에서 생수병을 넣을 수 있는 가방을 출시했고, 기사 그대로 잠시나마 대단한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수돗물은 마실 수 없다는 인식에 hot한 젊은이들의 작은 넛지가 가해지자 청량음료 시장부터 가방시장까지 영향을 미친 습관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마케팅을 담당해본 사람이라면 소비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잘.알.고 있으리라.  

 

---------------

 

세상은 균 투성이다는 인식으로 이미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마스크, 손 세정제, 제약 시장 외에 어떤 습관의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물론 그 행동의 변화는 단순한 판매증가를 위함이 아닌 플루의 확산을 막는 명확하고 긍정적인 목적성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갖는다.


  여기 평범한 가장이 있다. 임신한 아내와 유치원에 다니는 딸이 있는.

  그가 다니는 직장에 2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회사에서는 수시로 손을 씻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는 유난히 기침을 하는 사람이 많다. 불안한 마음에 주머니에 있던 마스크를 쓰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아이를 접촉하기 전에 바로 샤워를 한다.


위의 상황에서 이 가장에게 심리적으로 여전히 불안함을 주고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바로 이다.   


                                                              벗어던지는 것은 가능하나. 균은 어떡하나

 

손과 입, 몸은 바로 씻어 낼 수 있지만 양복과 외투는 매일 드라이를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밖에서 잘 털고 들어와도 타액을 통해 붙어있을 것 같은 균이 완전히 떨어지리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런데 마침 광고에 이런 메시지가 나온다.

 

 집에 들어오는 현관에서 조금 불안하지 않으셨나요? 가족을 위한 작은 습관!

  외부와 접촉했던 옷에 99% 항균효과 페브리즈 하자.”


광고 후에 시작된 드라마에도 기침하는 배우가 집에 돌아와 현관에서 옷에 페브리즈를 뿌리는 장면이 나온다.

 

아쉽게도 페브리즈의 현재 광고에 위의 새로운 습관을 만들 요소는 없다. 기존에 해왔던 대로 탈취에 대한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 물론 이게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만들어진 새로운 집단인식을 새로운 소비자 습관으로 만드는 넛지의 역할로는 부족하게 느껴진다는 의미이다

 

페브리즈 최근 광고물 고기냄새편과 겨울 환기

 
이 외에도 생활 곳곳에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만한 꺼리는 많이 발견될 수 있다. 온 갓 세균이 변기보다 많다고 하는 책상, 특히 업무시간의 대부분 손에 쥐고 있는 마우스와 키보드의 항균을 위한 간단한 스프레이 형 세정제(물 티슈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닦는 것이 얼마나 귀찮았던가)도 습관을 만들 수 있을 만한 넛지가 될 수 있다.

 

USP 메시지를 전달하는 마케팅은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소비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마케팅은 사회적 혹은 집단 심리의 변화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신종플루라는 신종심리변화 앞에 내가 관여하는 제품을 통해 어떠한 넛지를 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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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oizni 2009/11/04 2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습관적 살균을 일상화 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군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 BlogIcon luckyme 2009/11/08 2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페브리즈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한때 페브리즈 마케터였던 사람으로서 한 줄 남기고 갑니다.

    페브리즈의 "항균 99.9%" 캠페인은 항상 풀 스윙을 못하는 캠페인 중에 하나였죠. 저도 페브리즈 팀에 있을 당시에 한번 크게 해 보고 싶었지만, 결국 잘 안되더군요. 반면에 '마치 빤것처럼' 이라고 하는 요즘의 광고는 '항균' 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꽤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역시 요즘의 신종플루에서는 RB의 데톨이 최대 수혜주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페브리즈는 섬유제품에 국한되는 면이 없지 않아서 2차적인 요소라고 인식되는 한계가 (아주 솔직히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옷에 있는 세균까지 걱정되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빨아버리고 만다는... 하지만 역시 데톨처럼 몸 자체를 씻어내는 편은 다른 대안이 없으니 대박이 날 수 밖에요.

  3. 늘머씨 2009/11/09 14: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lucyme님, 글에 대해 혹 오해가 있을지 몰라 답변드립니다^^

    위의 내용중에도 언급되었다시피 이 글은 P&G가 마케팅을 잘 못하고 있다거나 혹은 페브리즈의 현재 메시지에 문제가 있다는 등의 비판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새로운 소비자 집단인식의 생성이 기존 제품 혹은 서비스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에서 출발한 하나의 예일 뿐입니다. (신종플루로 판매를 높이자는 얄팍한 상술적 측면이 아닌 예방 혹은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제품활용의 측면에서)

    수많은 제품 중 페브리즈를 예로 들었던 몇가지 이유는,

    - 신종플루로 인한 소비자의 항균제품 니즈에 이미 페브리즈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미 소비자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니즈를 활용해 보자는 측면)
    - 실제 2008년 국내 페브리즈 캠페인에는 항균을 소재로한 광고물이 있었으며, 올해 진행되고 있는 일본 페브리즈 캠페인도 '제균'이라는 키워드가 주 메시지의 하나라는점(P&G 내부에서 항균, 제균 이라는 키워드가 페브리즈의 소구메시지의 하나로 이미 다루어지고 있다는 측면)
    - 항균과 탈취라는 메시지가 상호 시소효과를 일으키는 상충적 메시지가 아닌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상호보완적 메시지라는 점(탈취라는 기존 메시지를 지키기 위해 향균이라는 메시지를 아낄 필요가 없다는 측면)

    이었습니다.

    어찌 되었건 소비자는 항균, 제균효과로 인해 건강해서 좋은 것이고, 가끔 있는 회식 후에만 뿌리던 소비자가 퇴근때마다 뿌려주면 페브리즈 브랜드 측면에서도 좋은 것이니까요~

    P&G에서 제품에 몰두하고 계신 마케터님들이 가진 인사이트에서는 충분히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며 그 상품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비판하고자 하는 내용은 아님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4. glovistar 2009/11/10 1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생활에 미치는 환경적 생태적 요인이 크면클수록 집단인식 집단공폭 집단확산등이 빠르게 전이되는것 같아요..